자녀 명의 계좌 개설, 조심해야 할 금융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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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입장에서 자녀 이름으로 통장을 만들어두는 일은 흔한 일입니다. 용돈 관리, 장학금 수령, 생활비 이체 등 다양한 이유로 자녀 명의의 계좌를 미리 개설해두곤 하죠. 하지만 단순히 “아이 이름으로 계좌를 만들어놓자”는 마음으로 접근했다가 세무나 금융 규제에 저촉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은 많이 간과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자녀 명의 계좌를 개설할 때 반드시 조심해야 할 금융 규제와 주의할 점을 정리해드립니다. 정확히 알고 준비하면, 나중에 불필요한 소명 요청이나 과세 부담 없이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자녀 명의 계좌 개설, 조심해야 할 금융 규제

명의는 자녀지만, 돈의 출처는 누구인가?

가장 많이 문제가 되는 부분은 바로 자녀 명의 계좌의 ‘자금 출처’입니다. 세무 당국은 계좌의 소유자와 자금의 실제 사용자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증여세 과세 대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자녀 명의로 만든 계좌에 매달 일정 금액을 입금하고, 그 계좌를 투자나 소비에 활용한다면, 이 금액은 사실상 부모가 자녀에게 증여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특히 10세 이상 자녀 계좌에서 큰 금액의 입출금이 반복될 경우, 국세청은 소득 대비 부당 거래로 의심할 수 있어 자금출처 소명 요구를 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증여세 면제 한도는 있지만, 꼼꼼히 계산해야

자녀에게 돈을 주는 것이 모두 과세 대상은 아닙니다. 부모가 미성년 자녀에게 증여하는 경우, 10년간 2천만 원까지는 증여세 면제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한도를 넘어서는 순간부터입니다.

  • 예: 매달 30만 원씩 10년간 입금 → 총 3,600만 원 → 1,600만 원에 대해 과세 대상
  • 아이 이름으로 주식투자 후 수익 발생 → 수익 전체가 자녀 소득으로 간주 → 연소득 2천만 원 초과 시 세금 발생 가능

단순한 용돈도 장기적으로 보면 누적 금액이 크기 때문에, 미리 세금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녀 계좌로 고액 이체 시 금융기관 내부 모니터링 대상

2025년 현재, 국내 주요 은행과 증권사는 금융실명제 및 자금세탁방지법(AML)에 따라 미성년자 계좌의 고액 입출금 내역을 자동으로 모니터링합니다. 하루 1천만 원 이상 입금되거나, 1개월 기준 수천만 원 이상 입출금이 발생할 경우, 거래 목적과 자금 출처 확인을 요구하는 내부 모니터링 시스템이 작동하게 됩니다.

은행으로부터 자금용도에 대한 해명을 요청받을 수 있으며, 반복될 경우 자동으로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되어 국세청과 연동될 수 있습니다.

즉, “아이 통장인데, 내가 관리한다”는 식의 관리는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주식계좌, CMA, 펀드 가입도 동일 기준 적용

자녀 명의 계좌는 단순한 예금통장뿐 아니라, 주식계좌, 적립식 펀드, 고금리 CMA 통장 등 다양한 금융 상품 가입에도 활용됩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동일한 규제가 적용되며, 투자 수익이 자녀 명의로 발생하면 해당 수익도 자녀의 과세 대상 소득이 됩니다.

예를 들어 15세 자녀 명의로 1,000만 원을 입금해 주식 매수를 하고, 500만 원의 차익이 발생했다면,
자녀가 경제활동 없이 소득을 발생시킨 구조가 되기 때문에, 추후 세무조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실제 자산 운용 주체가 부모임을 입증하게 되면 과세가 부모에게 전가될 수 있고, 자금 출처와 증여에 대한 소명이 필수입니다.

안전하게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녀 명의 계좌를 안전하게 활용하기 위해선

  • 입금 금액을 연간 200만 원 이하로 제한하거나
  • 정기적 용돈, 교육비 등 명확한 목적을 설정
  • 자녀가 직접 사용하는 용도로만 한정
    하는 방식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증여세 신고를 미리 진행하고 합법적으로 증여 한도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절세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 자녀 이름으로 통장 만들 땐, 돈의 흐름까지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자녀 명의 계좌는 잘만 운영하면 교육적, 실무적으로 매우 유용한 수단이지만, 금융 규제와 세법을 고려하지 않으면 오히려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는 민감한 영역입니다.

“내 아이 통장이니까 괜찮겠지”라는 안일함보다는, 금액, 사용처, 자금 흐름을 명확히 관리하면서 합법적인 절차 안에서 활용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정확히 알고 시작하면, 불필요한 오해나 세금 부담 없이 자녀의 자산을 건강하게 설계해줄 수 있습니다.